이누도 잇신 ‘메종 드 히미코’
2006/02/09 01:23

세상에 많은 나라가 있고 그들의 모습과 생각이 모두 틀린다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느끼게 된 것이다. 조용하고 잔잔한 재미를 느끼려면 일본 영화는 대체로 만족을 준다. 물론 우리나라의 역동성도 좋다. 하지만 무기력하고 추억하고 그냥 보여주는 일본영화도 나쁘지 않다. 그렇다 얼마 전부터 그렇다.
이누도 잇신 영화를 또 한편 보았다. ‘메종 드 히미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이후에 두 번째 본 영화다. 두 번째 봤으니 건방지게 작품 보다는 감독에 대해서 말하고자 한다. 이해해 달라 다 그렇게 아는 체하고 없는 것 분석하면서 나름대로 재미를 누리는 나니까.
이누도 잇신 그는 영리하게 화면을 만든다. 이런 부분에서 한국영화는 거칠다. 미국영화는 전형적이라 안전하긴 하지만 다 똑같이 보인다. 유럽영화는 자칫 오버해서 난해해 지기 잘한다. 그가 만드는 화면이 비록 우디 알렌과 같은 능글능글한 영리함으로 가득 차 있지는 않지만 보는 이로 하여금 어느 사이엔가 영화의 미장센을 모두 공유하도록 하는 데는 탁월하다. 어느 장면이 그런가 질문한다면 내가 본 영화 두 개의 전체라 말해도 좋을 정도이다.
또한 그는 침묵이 전해주는 수많은 말들을 활용할 줄 안다. 어느 영화보다 한 박자 더 길게 잡아 넣는 침묵은 그의 영화 특유의 느릿함과 그 느릿함을 채우는 많은 생각을 동반 하게 한다. 그의 영화는 구차한 설명 보다는 간결한 대화에서 그 의미를 많이 발견하고는 한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서 츠네오의 동생이 한 말 ‘형 지쳤어?’가 영화 마지막의 구차한 울음이나 설명 보다는 연인의 헤어짐을 더 많이 설명해 준다.
‘메종 드 히미코’에서 ‘나는 네가 좋다.’는 히미코의 삶에서 연장된 감정의 한 구석을 게이라는 편견을 제거하고 느끼게 해준다. 이는 구차하게 히미코의 아내의 사진에 대해 구구절절 하게 설명하는 것 보다 확실하게 느끼게 해준다.
그는 빛이 주는 느낌을 정확히 간파하고 있다. 우리가 불안 할 때는 어떻게 세상의 색을 느끼는지, 우리가 행복할 때는 또 어떻게 세상의 색을 느끼는지 아는 듯 하다. 그의 영화 장면을 보고 있으면 화면이 몇 시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것들은 낮 설은 시간이고 기쁨의 시간이고 생각의 시간이고 이별의 시간이며 평상의 시간들로 느껴진다.
만일 촬영 때 날씨가 그랬다고 말한다면 난 할말은 없다.
3시간이 넘는 영화가 심심치 않게 나오는 요즘 2시간짜리 영화가 그것들 보다 길게 느껴진다. 좋은 소리도 자꾸 들으면 잔소리가 된다. ‘메종 드 히미코’ 후반에 ‘길다’라고 느껴지는 이유는 감정의 반복에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재미있게 봤다. 하지만 지랄 맞게 재미있지는 않았다. 그래서 영화 보다는 감독을 더 느끼게 하는지 모르겠다.





영화평 잘 읽고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