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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오리 테엽주기

2006/10/12 14:27
이 글을 읽는 몇몇 사람들은 한강에 무리를 지어 다니는 오리떼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한강에는 몇몇 한강시민공원 근처에서 오리떼를 볼 수 있다. 대체로 일반인이 멀리서 볼수는 있지만 근접할 수 없는 곳에 오리떼가 있으며 거의 물위를 헤엄쳐 다니는 것만 관찰이 될 뿐이다.
오리떼를 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는 선유도 공원으로 들어가는 다리 위에서이다. 다리 아래 한강물에 흰 오리떼가 가끔 헤엄을 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오리떼에 대해서 의문을 품어 본 사람들은 없는가?
없다면 정말 완벽하게 서울시는 시민을 속인 것이다!!

사실 이 오리는 모두 가짜다.

서울을 멋진 도시로 만들려는 노력은 매우 다양한 형태로 시도 되었다. 공업화 도시, 선진화 도시 등등 하지만 최근에는 어느 외국 멋진 도시에도 뒤지지 않는 친환경 도시를 만들고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도시를 만들려는 노력이 눈에 띈다.
서울의 모습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모습이라는 생각에 서울을 가꾸는 것이 대한민국 전체를 가꾸는 듯한 착각으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1999년이 막 지나고 2000년이 돌아왔을 때 설날을 보내고 친구에게서 재미있는 일이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 평소 모형과 무선조정에 관심이 많아 그쪽에 많은 사람을 알고 있던 친구였는데 한강쪽에 재미있는 일이 있으니 같이 가자고 했다. 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약한 눈이 오는 날 친구와 함께 광나루 한강 공원 끝자락 어떤 조립식 사무실로 들어갔다.
거기서 난 하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가짜 오리들을 보았다. 몇개는 오래된 것 처럼 낡아 있었으며 아래는 고무줄을 감아 스크류를 돌리는 구조로 되어 있었다. 그중 새것 처럼 보이는 오리는 도색도 정교 했으며 스프링 테엽을 주는 형태였다. 이 오리들은 한강의 미화와 시민의 눈요기를 위해서 한강물에 띄운다는 것이었다.
돌아오는 봄에 새로운 RC(Radio Control - 무선조정)형태의 오리를 투입할 예정이어서 그 시제품을 테스트 해야 하는 자리였다. 그 전 오리들은 동력이 얼마 못가고 회수의 어려움이 있을 뿐더러 몇몇은 물에 떠내려가 하류에서 발견되고는 해 곤란한 일이 몇번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광나루 비밀 사무실에서는 최신의 무선조정 오리를 테스트 하는 중 이었다.
무선조정이야 내 친구가 전문이니까 그 친구는 근사한 깃털까지 달리 신기종 무선조정 오리를 가지고 한강으로 나가 테스트 하기 시작했다. 그날 따라 눈도 조금씩 오고 바람도 많이 불어 테스트에는 좋지 않았다. 문제는 오리에 긴 안테나를 달 수 없어 무선조정 범위가 그리 넓지 않다는것이었다. 몇번 실패를 하고 보트를 타고 나가 오리를 회수해 오는 수고를 했다. 시제품 무선조정 오리는 아무래도 조정 범위가 매우 작아 효용성이 없어 보였다. 이럴바에는 기존 테엽방식의 저렴한 오리에 깃털을 새로 달아 쓰는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나 시청 공무원이라는 관리자는 무선조정 오리 프로젝트를 성능향상이 이루워지기 전까지 보류하기로 작정하였다. 나름대로 2000년 새로운 밀리니엄에 맞춰 뭔가 새로운걸 준비하려다 좌절한것 같은 눈치였다.

그덕에 나와 친구는 4월에 한강시민공원 여의지구 한쪽 구석에서 오리에 테엽을 주고 보트로 회수해 오는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5월 중순에 시에서 공익근무요원을 배정 받는 바람에 오래하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작년 선유도 공원을 들렀을 때 물 위의 오리떼를 보았다. 움직임을 봐서는 무선조정 오리가 성공했나 보다. 어디선가 열심히 이 오리들을 조정하고 있을 공익근무요원들을 생각하니 수년전 아르바이트 생각이 절로 난다.

점점 멋진 서울이 되고 있지 않은가?

macca LIAR LIAR , , , ,

2006/10/12 14:27 2006/10/12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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