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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로망 - #5 음악(ipod)

2006/06/29 02:36

음악을 싫어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부분이 음악을 즐긴다. 그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음악을 듣는 취미는 대부분 공통적인 것이며 만일 음악을 혐오하거나 즐기기를 꺼린다면 성격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취급 받기 십상이다. 동물들도 음악을 느껴 가축의 스트레스 해소에 사용되기도 하며 심지어는 식물 생육에도 음악이 효과적이라고 한다. 이렇듯 음악은 모든 생물체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낸다.

음악은 우리에게 마음의 위로를, 생각의 표현을, 삶의 활력을, 정신적 치료를 하게 해 준다.
중학교 어느 날 전혀 예고 없이 아버지가 들고 오신 워크맨은 나의 삶에 음악을 깊이 심어주는 커다란 사건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지금 손으로도 한 손에 잡을 수 없을 정도의 컸지만 그 당시에는 엄청난 휴대성을 자랑하는 최첨단 기계였던 것이다. 또한 이것은 공용의 음악기기가 아니 나만을 위해 음악을 들려주는 것이었다. 라디오에 빠졌고, 팝에 빠졌고, 락에 빠졌다. 음악으로 위안을 얻고, 음악으로 희망을 얻고, 음악으로 눈물을 흘리며 내 감수성을 토닥이며 사춘기를 보내왔다.

기덕이며 이종환이며 전영혁, 성시완 등의 FM DJ의 음악 이야기와 음악을 듣고 테이프에 녹음을 하고 테이프가 늘어지게 듣고 다녔다. 어린 시절이지만 삶이 어찌 즐겁기만 하리오 헤드폰을 머리에 쓰고 반젤리스의 음악을 듣고 있으며 나는 정말 슬픔과 외로움 없는 다른 세상에 가 있는 느낌이 들었다.


세월이 20년 지났다. 음악에 대한 열정은 사라졌다. 음악은 단지 연예 가십거리를 제공해 주는 수단이요, 운전의 지루함을 달래주는 군것질 거리 취급을 받고 있다. 어떤 노래를 들어도 담담하다. 그 옛날 눈물을 흘리며 듣던 내 스스로가 영원한 명곡으로 떠 받들던 노래를 들어도 별 감흥이 없다. 전축에 고이 모셔 놓았던 10장 밖에 안되던 레코드에서 느꼈던 무한 감동은 이제 수백 곡이 들어 있는 mp3플레이어에서도 느끼지 못한다. 음악 따위가 무슨 위안이 될 수 있겠는가? 숨막히고 슬픔과 후회로 가득 찬 하루에 무엇인들 위안이 될 수 있겠는가?

예쁜 아이팟을 손에 들고 잠시 아름다움에 감탄하고는 작고 흰 이어폰을 귀에 꼽는다. 뽕짝도, 말도 안 되는 댄스 곡도 상관없다. 이제 수백 곡의 음악으로 나는 듣기 싫은 세상소리를 감출 수 있게 되었다. 귀를 틀어막고 세상 모르는 듯 방관할 수 있게 되었다. 순수를 잃어버린 나이에 나는 음악 뒤에서 숨는다.
그래서 음악을 들으면 눈을 감고 싶은가 보다.

macca 그 남자의 로망 , ,

2006/06/29 02:36 2006/06/29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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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oonit

    그건 그래요 저도 음악들으면 그림그릴때 힘든거 잊을 수 있는데,
    반복해서 듣는과정에서 처음의 감동은 사라지고 나중엔 그저 외부음
    차단용 정도지요. 특히 차소리나 바이크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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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로망 - #4 노을

2006/04/12 02:25

요즘에는 도시를 떠나 있어도 멋진 노을을 보기란 그리 쉽지 않다. 세상을 뒤 덥던 최악의 황사가 물러가고 때마침 비가 한바탕 쏟아지고 나니 세상은 하루 전의 세상을 잊은 듯 맑기 그지 없다. 저녁이 되자 노을이 아름답게 물들기 시작한다. 요즘 들어 아름다운 노을은 무지개만큼이나 보기 힘들게 되었으니 애석한 일이다.

내 어린 날 걱정이 있을 때 그리고 위로를 받아야 할 때가 있으면 꼭 집 옥상으로 올라가 붉은 노을을 바라보고는 했다. 걱정을 날려버릴 명쾌한 해답이나 걱정 어린 위로는 없었으나 노을은 바라만 봐도 희망과 평온을 주고는 했었다.

하늘을 좋아한다. 맑은 하늘도, 먹구름에 비를 뿌리는 하늘도, 아침에 하늘 빛도 모두 좋아한다. 하지만 그 중 제일 좋아하는 것은 역시 아름다운 저녁 노을이다. 노을에는 무언가 강력한 힘이 있는 것 같다. 이상하게도 맑은 하늘 보다 더 큰 행복을, 아침 하늘 빛 보다 더 힘찬 희망을 주니 말이다. 또한 격정적인 붉은 빛을 보고 평온함을 느끼게 하는 이상한 매력도 가지고 있다.

생각해 본다. 내가 옥상에서 본 노을 그 노을은 내게 어떤 감성으로 행복과 희망 그리고 평온을 주었는지…… 어둑해진 저녁 노을의 붉은 빛은 내가 가지 못한 산 넘어 먼 곳을 비추고 있었다. 그곳은 근심도, 외로움도 혼란과 어려운 선택도 없는 그런 곳으로 느껴진다. 고향 땅에 서서도 찾아가고 싶은 마음속에 노스탤지어인 것이다. 모험이 끝나고 고통이 끝나고 힘든 사랑이 끝나고 모든 오해와 경쟁이 끝나는 날 난 그 노을 아래서 편안한 웃음을 지을 거라고 조금만 참으면 된다고 그렇게 위로하는 것이다.

산 넘어 노을 빛 아래 그 남자의 마음의 고향이 있는 것이다.

macca 그 남자의 로망 , ,

2006/04/12 02:25 2006/04/12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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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로망 - #3 면도기

2006/03/19 23:51

처음 면도를 했을 때를 기억하는가?
남자로 태어나 자신의 성장을 느끼게 해주는 몇가지 사건이 있는데 그 중에 첫 면도도 상당히 의미가 깊다. 처음에는 아버지의 면도기로 가느다란 솜털같은 수염을 깍지만 조금 지나면 어느덧 수염은 굵고 거칠어져 자신만의 면도기가 필요로 해 진다. 그러면서 면도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 사실 남자라면 모두 알겠지만 자신의 면도기에 100% 만족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런 불만족이 면도기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는 것이다.
절대적 필요에 의한 것이기에 면도기에 관한 집착은 사치스럽다거나 불필요한 관심으로는 보여지지 않는다. 하지만 문제는 어떠한 면도기를 써도 자신의 면도는 조금도 낳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거의 매달 새로운 면도기가 쏟아져 나온다. 새로운 수동면도기들은 두날, 세날 칼날의 수를 늘리고 최적의 날 각도를 찾았다고 말하며 알로에 베라 성분이 부드러운 면도를 보장한다고 선전한다. 한번에 면도로 말끔한 턱과 목을 만들어 줄것을 장담하는 것이다. 자동면도기는 좀더 복잡한 기능으로 무장한다. 칼날의 숫자와 회전방법, 소음과 세척, 방수, 충전 등의 다양한 향상된 특징으로 언제나 어디서나 말끔한 면도를 보장한다며 광고를 하고 있다.

새로운 면도기를 사고 첫 면도를 하고나면 전에 사용했던 면도기 보다 별로 낳은 성능을 보이지 않는 신형 면도기에 실망을 하게 된다. 실망은 반복되고 그런 상황에서는 정상적인 인간이라면 더이상 면도기에 대한 기대는 가지지 말아야 정상인 것이다.
하지만 항상 새로운 면도기 광고를 볼때면 마음이 설레인다. 내가 찾는 완벽한 면도기가 나왔다는 벅참 기대로 정신이 혼미해 진다. 새로 나온 면도기를 사용하면 짧은 시간에 작은 수염하나 남기지 않고 말끔한 면도가 가능하리라고 상상하게 된다. - 여러차례 경험에 의해서 이런 일은 결코 없다는 것을 안다. - 경험에 의해 획득한 지식이 이토록 무시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항상 새로운 면도기는 획기적일 꺼라고 잔뜩 기대를 하고는 곧 실망을 한다.

처음 면도를 시작했을 때 우리는 남자의 어리석음에 한껏 도취될 자격이 주어지는 것이다.

macca 그 남자의 로망 ,

2006/03/19 23:51 2006/03/19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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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로망 - #2 힙합

2005/12/27 17:50
처음 음악을 듣게 된게 언제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음악에 심취한 시기를 묻는거다. 처음 운전을 하거나 처음 술을 마시거나 그런것과는 다른 질문인 것이다. 그렇다 음악은 우리 삶에 항상 존재를 한다. 또한 요즘과 같이 수많은 전자매체를 타고 흐르는 음악은 그 양이 너무 과 해 존재를 망각 할 정도가 된 것이다.
내가 음악을 처음 듣게 된 것은 헤비메틀이다. 헤비메틀은 음악을 집중해서 들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해 주었다. 그리고 음악이 듣는것 이외에 듣는이의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준다는 것 또한 알게 해 주었다. 음악을 통해서 자유와 저항을 느끼게 되었다. 음악을 통해서 사랑과 분노를 알게 되었다. 음반을 구하러 돌아다니고 친구와 모이면 음악과 연주자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노래가 말하고자 하는 것에 대해 토론을 했다. 그리고 방다닥에 널부러져 커다란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악에 심취해 있었다. 그 소리에 갇혀 내 생각은 그렇게 조물조물 만들어졌던 것이다.
락과 블루스, 프로그래시브와 아트락, 얼터너티브와 하드코어, 포크와 째즈가 내 삶을 지나갔고 각자 조금씩 나를 변화시켜 나갔다.

처음 음악을 듣게 된건 사춘기의 혼란한 시기였다. 그런데 마지막 음악을 들은건 언제인가? 나는 이제 음악에 대한 열정이 없다. 더이상 음반을 사려고 청계천 구석을 뒤지지도 않고 거금을 들여 수입 음반을 사지도 않는다. 대중음악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도 모른다. 단지 운전을 하면서 잠을 쫏을 수 있는 가볍고 신나는 음악을 듣는다. 음악 속에서 음악을 망각하고 있는것이다.
모든것이 그저그런 요즘 시절에 '하드락이 아니면 음악도 아니다'라고 말하던 어린 시절로 잠시나마 돌아가게 해주는 음악이 있다. 그것은 힙합이다. 하드락과 힙합의 공통점은 음악적 형식이나 문화는 아닌듯 하다. 단지 열광하고 반항하고 사회속의 비참한 나를 위로해 주는 유일한 친구의 역할을 해 준다는데 있는 듯 하다.
하지만 힙합에 열정이 있는 것은 아니다. 많은 젊은이들이 말하듯이 힙합이 내 삶을 변화시키거나 나의 생각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단지 뉘엇뉘엇 지는 해를 등지고 고개를 힘들게 넘고 있는 한 사내에게 푸른 청춘을 돌아 생각하게 해주는 새로 돋은 작은 풀잎과 같은거다. 쉬는 자리에서 한동안 내려보고 현실을 잊게 해주는 감정의 깨진 조각인 것이다.

macca 그 남자의 로망 ,

2005/12/27 17:50 2005/12/27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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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로망 - #1 순대국

2005/12/27 15:56
추운 겨울은 고난의 기간이다. 따뜻한 실내와 든든한 방한복, 시간 가는줄 모르고 설원을 내달리는 스키와 같은 놀이가 있지만 풍요롭지 못한 자에게는 죽음이 훨씬 편한 요행일 수 있는 시기인 것이다. 살을 애는 바람이 불고 깊은 눈에 발이 뭍히는 한점 인정도 없는 추운 밤을 보내고 나면 겨울이 얼마나 잔인한지 깨닫게 된다.
가족과 일에 대한 걱정조차 시린 바람에 얼어 붙는 추위의 고통은 곧 배고품을 동반한다. 몸을 한컷 움크리고 종종 걸음을 걸어야 하는 추위와 배고품의 고통 속 많은 남자들은 한끼의 식사로 순대국을 생각한다.
돈 없고 춥고 배고플 때 가장 생각나는 음식인 순대국
뜨겁고 뽀얀 육수에 순대와 돼지 부속 고기가 잔뜩 들어가 있는 순대국에 하얀 새우젖으로 간을 한다. 그리고 파와 들깨 가루를 듬뿍 넣은 후 다데기 또는 깍뚜기 국물을 넣어 붉으스레 풍미를 더한다. 거기에 밥 한 공기를 푹~ 말아 넣는다. 국물이 넘칠 수도 있다. 뜨거운 순대국을 입에 넣는 순간 추위와 배고품의 고통은 한 순간에 사라져 버린다. 순대를 건져 새우젖에 찍어 입에 넣는다. 국물에 많이 불어 있는 순대지만 그 나름대로의 맛이 좋다.
커다란 깍두기를 시원한게 한입 크게 물어 씹으면 순대국으로 뜨거워진 입 안을 달랠 수 있다.
국물까지 다 마시고 나면 아무리 추운 바람에도 거뜬이 견딜만한 자신감이 밀려온다.
이렇게 그 남자는 추운 겨울 힘겨운 하루를 견딜 수 있는 것이다.

**사진은 무봉리 순대국 홈페이지에서 가져왔음

macca 그 남자의 로망 , ,

2005/12/27 15:56 2005/12/27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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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현

    순대국 좋지...
    겨울이 아니더라도 순대국은 항상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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